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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시장 데이터를 펼쳐보다가 묘한 기시감이 들었어요. Fear & Greed 지수가 27점, 즉 '공포' 구간인데 주변에서는 레버리지 상품 얘기가 끊이지 않는 거예요. 4~5년째 이 시장을 지켜봐온 입장에서 솔직히 말하면, 이런 분위기가 편하지 않네요.

미 국채 30년물 5.20%... 이게 얼마나 큰 숫자인가요

미국 30년물 국채 수익률이 장중 5.19%~5.20%까지 치솟으며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 이후 약 1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블룸버그와 FT 등이 보도했어요. 이란 전쟁발 유가 급등과 재정적자 확대 우려가 맞물려 글로벌 채권 매도세를 촉발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고요.

왜 이게 중요하냐면요. 30년물 금리는 미국의 30년 고정형 주택담보대출과 우량 회사채의 기준이 되기 때문에, 이 금리 상승은 가계 대출 이자와 기업 자금 조달 비용 전반으로 번질 수 있어요. 쉽게 말해서 '돈의 가격'이 비싸졌다는 뜻이에요. 이 환경에서 정말 위험자산에 베팅하는 게 맞는 전략일까요?

더 심각한 건 방향인 것 같아요. 트레이더들은 연준의 다음 행보가 인하가 아닌 인상이 될 가능성에 베팅하고 있으며, 이란 전쟁이 시작된 2월 말 시장이 2026년 연준의 인하 횟수를 최대 3회로 기대했던 것과는 정반대 흐름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어요. 불과 몇 달 전 기대와 완전히 반전된 상황이에요.

그런데 한국에서는 레버리지 ETF 열풍이라는 아이러니

이 고금리 환경에서 국내 투자자들의 움직임은 반대 방향이에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수익률을 두 배로 추종하는 ETF가 이달 말 출시 예정인 가운데 대규모 자금 유입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데요, 삼성·미래에셋·KB·한국투자·신한·한화·키움·하나 등 8개 자산운용사가 준비 중인 레버리지 ETF 16종이 오는 27일 출시될 전망이에요.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상품 거래 사전교육 온라인 과정 신청자는 지난 10일 기준 2만9461명으로 집계됐고, 교육 과정 개설 이후 약 2주 만에 신청자와 수료자가 각각 2만명을 넘어서며 투자자들의 관심이 빠르게 커지고 있어요. 사전교육 신청자가 3만 명에 육박한다는 게 시장의 열기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 같아요.

문제는 이 상품의 구조적 특성이에요. 레버리지 ETF의 구조적 약점으로 지목되는 건 '변동성 잠식(Volatility Drag)'인데요, SK하이닉스 주가가 하루 10% 오른 뒤 다음 날 10% 하락했다고 가정하면 일반 주식 투자자는 1%의 손실에 그치지만 2배 ETF 투자자는 4%의 손실을 입어요. 주가는 거의 제자리걸음을 했음에도 레버리지 투자자의 손실 폭이 4배나 커지는 셈이에요.

금융당국도 경고 신호를 보내고 있어요. 국내 10대 증권사 CEO를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10명 중 9명이 삼성전자·SK하이닉스 2배 레버리지 ETF를 올해 국내 증시 최대 리스크 요인으로 꼽았고, 레버리지 ETF 특유의 일일 리밸런싱이 장 마감 전후 선물·스왑 시장에 대규모 매수·매도 물량을 쏟아내면서 코스피 지수 종가 근처 변동성을 인위적으로 키울 것이라는 우려가 핵심이에요.

여러분은 이런 경고에도 불구하고 투자하시겠어요? 저는 솔직히 이 타이밍이 걸려요.

알트코인 쪽도 심상치 않네요: HYPE의 부상

오늘 트렌딩 코인 목록을 보면 Hyperliquid(HYPE, 12위), Venice Token(VVV, 81위), Pudgy Penguins(PENGU, 98위)가 눈에 띄어요. 특히 HYPE는 요즘 제가 가장 주목하는 프로젝트 중 하나예요.

Bitwise CIO 맷 후건은 HYPE가 2026년 대형 암호화폐 중 최고 성과 자산으로 연초 대비 약 77% 상승했다고 밝혔고, Hyperliquid를 단순 크립토 선물 거래소가 아니라 원자재, S&P 500 선물, 프리-IPO 주식, 예측 시장 등 다양한 자산으로 확장 중인 플랫폼으로 규정했어요.

Bitwise는 뉴욕증권거래소에 Bitwise Hyperliquid ETF(BHYP)를 5월 15일 상장했고, 21Shares도 5월 13일 유사한 ETF를 나스닥에 출시했어요. 이 ETF들은 투자자들이 크립토를 직접 보유하지 않고도 HYPE에 노출될 수 있게 해줘요.

펀더멘털도 나름 탄탄해요. Hyperliquid는 거래 수수료의 99%를 HYPE 토큰 매입 후 소각하는 구조를 운영하는데, 2026년 1월 이후 약 6억4500만 달러가 바이백에 쓰였고 약 4360만 개의 HYPE 코인이 소각됐어요.

그렇다고 HYPE가 안전한 자산이라는 건 아니에요. Hyperliquid의 포지셔닝과 비즈니스 모델은 매력적이지만 이 코인에는 특정 취약성이 있는데, 최대 공급량의 절반도 안 되는 물량이 현재 유통되고 있고 2027년까지 대규모 물량 잠금 해제가 예정돼 있어서 각 배치의 잠금 해제는 잠재적인 매도 압력을 나타내요.

VVV(Venice Token)나 PENGU(Pudgy Penguins)의 경우 각각 81위, 98위로 트렌딩에 올랐는데, 이 정도 순위의 알트코인들이 동시에 주목받을 때는 시장에 '무작위 투기 수요'가 흘러들어오고 있다는 신호로 읽을 수 있어요. 4년 넘게 이 공간을 보면서 배운 패턴이에요.

가장 이상한 것: 공포인데 왜 다들 베팅하나요

Fear 27점은 분명 공포 구간이에요. 통상적으로 이 구간은 '주의' 혹은 '관망'의 시점으로 많이들 해석하죠. 근데 현실을 보면 레버리지 ETF 사전교육 수료자가 급증하고, 알트코인 트렌딩 목록이 다채롭고, HYPE는 일주일새 20% 가까이 오르는 상황이에요.

파생상품 시장에서는 국채 금리가 12개월 최고치로 오르고 비트코인이 200일 이동평균선 아래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 스트레스의 뚜렷한 신호가 거의 보이지 않고 있다고 해요. 이 '조용한 위험'이 오히려 더 무서운 것 같아요.

제가 contrarian 관점에서 읽는 지금 시장은 이래요. 거시 환경은 분명히 나쁜데, 투자자들은 '이 정도 나쁜 건 이미 알고 있어'라는 식으로 마비된 상태예요. 공포 지수가 낮은 게 하락을 의미하진 않지만, 이렇게 나쁜 거시 환경에서 레버리지 상품과 소형 알트코인에 동시에 자금이 몰리는 건 어딘가 앞뒤가 안 맞아요.

BofA 설문조사에 따르면 글로벌 펀드매니저의 62%는 미국 30년물 국채금리가 6%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는 1999년 말 이후 최고 수준에 맞먹는다고 해요. 이 흐름이 현실화된다면 레버리지 자산들의 변동성은 지금보다 훨씬 커질 수밖에 없어요.

저는 오늘 이 글을 쓰면서 정리가 되는 생각이 하나 있어요. 시장이 두려울 때 사람들은 두 가지 반응을 보이는 것 같아요. 하나는 현금화하거나 안전자산으로 피신하는 것, 다른 하나는 '한 방에 만회하겠다'며 레버리지를 높이는 것. 지금 한국 투자자들이 향하는 방향은 후자처럼 보여요.

여러분은 어느 쪽인가요? 이 글이 투자 조언은 아니지만, 적어도 지금 시장의 역설적인 분위기를 한 번은 짚어보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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