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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외환시장에서 꽤 인상적인 장면이 나왔어요. 오늘부터 한국 외환시장이 24시간 거래 체제로 바뀐 첫날인데, 외환시장이 24시간 거래 체제로 전환된 가운데 원·달러 환율이 1,530원대에서 등락하는 모습을 보였거든요. 출발이 좋진 않네요.

시장 개혁의 상징적인 날에 환율이 오른다는 게 묘한 아이러니인 것 같아요. 그 배경에 무엇이 있는지, 그리고 이게 국내 자산 흐름에 어떤 의미인지를 오늘 한 번 정리해보고 싶었습니다.

왜 하필 오늘 환율이 올랐나

표면적인 원인 중 하나는 일본발 충격이에요. 다카이치 정부의 대규모 재정 투입 발표가 핵심인데, '호네부토 방침' 초안을 통해 2040년까지 AI·반도체 등 전략 분야에 370조 엔 이상의 민관 투자를 목표로 삼는 등 적극 재정을 전면에 내세웠습니다.

문제는 이게 시장에 '좋은 뉴스'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는 점이에요. 다카이치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정책이 일본 국채 물량을 늘려 금리를 높이더라도 엔화 가치 상승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재정을 아무리 풀어도 엔화가 강해지지 않는 이상한 구조가 형성됐고, 이 불안이 아시아 전체 통화에 전염되는 형국이에요.

원화와 엔화는 비슷한 방향으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엔화가 흔들리면 원화도 같이 흔들리는 거고, 오늘이 딱 그 모습이었죠.

출처: scs-phinf.pstatic.net

원화 약세의 구조적 배경

일본 충격만 탓할 수는 없어요. 원화 약세엔 훨씬 더 깊은 구조적 이유가 있거든요.

원화는 올해 들어 달러 대비 약 6% 하락해 주요 통화 중 부진한 흐름을 보였습니다. 단순한 달러 강세로만 설명하기엔 성적이 너무 나빠요. OCBC 외환 전략가들을 인용하면 외국인의 원화 자산 매도, 국내 투자자의 해외 투자 확대, 강달러 흐름이 원화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분석됩니다.

세 가지 압박 요인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팔고 그 달러를 역송금하는 수요
  • 국내 투자자가 직접 해외 주식·ETF를 사면서 달러를 사는 수요
  • 수출 부진으로 기업의 달러 매도 시점이 지연되는 구조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도가 줄거나 달러 강세와 미국 국채금리가 꺾여야 원화 하락 압력이 완화될 수 있다는 설명이 나옵니다. 그 중 어느 것 하나도 지금 당장 해결될 것 같진 않네요.

수출 경쟁력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어요. 오늘 한-멕시코 고위정책협의회에서 FTA 협상 재개 필요성이 또 강조됐는데, 한-멕시코 FTA가 양국 간 교역·투자를 활성화하는 촉매제가 될 것이라는 점에 공감하며, 2022년 이후 중단 상태에 있는 협상을 조속한 시일 내 재개할 수 있도록 고위급 협의를 이어나가기로 했다는 소식이 나왔습니다. 협상 '재개 논의'를 계속하고 있다는 게 오히려 얼마나 진척이 없는지를 보여주는 것 같아서 씁쓸하기도 해요.

압박 요인 현황
외국인 역송금 국내 증시 순매도 지속
국내 해외투자 해외 ETF·주식 수요 확대
일본발 전염 엔화 약세 + 아시아 통화 동반 하락
수출 경쟁력 한-멕시코 FTA 협상 4년째 중단

출처: pup-post-phinf.pstatic.net

24시간 외환시장, 호재인가 양날의 검인가

정부 입장에서 오늘은 잔칫날이에요. 이번 24시간 거래 체제는 1997년 외환위기 후 약 30년 만에 부활한 것이거든요. 당국은 24시간 거래가 해외 투자자의 환헤지 편의와 원화 접근성을 높이고, 한국 증시의 MSCI 선진국지수 편입 논의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근데 저는 좀 복잡한 심경이에요. 야간 시간대에 거래량이 충분하지 않으면 민감한 환율을 더 자극해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거든요. 특히 지금처럼 원화가 이미 약한 구간에서 24시간 거래가 열리면, 심야에 아시아발 뉴스가 터졌을 때 방어막이 얇아질 수 있잖아요.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거래 시간 연장에 따른 일부 수요의 변동으로 환율의 등락은 있겠지만, 환율의 방향성은 거시적인 흐름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기에 큰 영향은 받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냉정하게 보면 맞는 말이에요. 거래 시간을 늘린다고 원화가 강해지는 건 아니니까요.

출처: i.ytimg.com

이 구조에서 자산은 어디로 가나

원화가 약하고 국내 주식이 힘을 못 쓰고 있는 상황, 이 지형에서 자금이 어디로 향하는지가 저한테는 가장 중요한 질문이에요.

코스피는 오늘 약보합으로 8,000선을 겨우 지켰고, 공포탐욕지수는 24(극단적 공포) 수준입니다. 달러를 보유하거나 해외 자산으로 갈아타려는 유인이 커지는 환경이에요.

고유가와 고환율로 수입물가가 오르면 생산자물가를 밀어 올리고, 이는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됩니다. 실질 구매력도 같이 깎이는 구조예요. 원화 약세가 단순히 환율 숫자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 국내에 돈을 두는 것 자체의 실질 수익률을 갉아먹고 있다는 이야기죠.


여러분은 지금 원화 자산 비중을 어떻게 가져가고 계세요? 저는 이 흐름이 7월에도 계속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다음에 볼 지표들을 정리해두는 게 의미 있을 것 같네요:
  • 외국인 국내 주식 순매도 규모 추이
  • 달러인덱스(DXY)와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 방향
  • 야간 원화 거래량이 얼마나 쌓이는지 (24시간 체제 첫 주 데이터)
  • 일본 국채 금리의 추가 상승 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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