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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CPI에서 본 것

6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 대비 0.4% 하락했고, 연간 상승률은 3.5%로 내려왔습니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이코노미스트 전망치는 3.8%였는데, 그보다 훨씬 낮게 나온 거예요. 저는 이 숫자 보고 '이 정도면 시장이 좀 살아나지 않을까' 싶었거든요.

실제로 금리 선물시장 반응은 즉각적이었습니다. CME 페드워치 기준으로 7월 FOMC 금리인상 확률이 전날 42%에서 CPI 발표 직후 17%로 뚝 떨어졌어요. 불과 며칠 전만 해도 분위기가 전혀 달랐다는 걸 생각하면 꽤 극적인 반전이에요.

유가 급등과 연준 인사의 매파적 발언이 겹치면서 불과 이틀 전 금리인상 확률이 50% 수준까지 뛰어올랐던 상황이었거든요. 그러다 물가 하나에 판이 뒤집혔습니다.

출처: img1.daumcdn.net

그런데 크립토는 공포지수 25

오늘 크립토 공포탐욕지수는 25, Extreme Fear입니다. 이게 이상한 게 뭐냐면, 교과서적으로 생각하면 금리인상 확률이 꺾이면 위험자산에 호재잖아요. 달러 강세 압력이 줄고, 유동성 기대가 생기고.

그런데 시장은 그렇게 안 움직이고 있어요. 왜 이 괴리가 생기는 건지 제 나름대로 정리해봤습니다.

  • 하나의 CPI로 신뢰를 살 수는 없다: 중동 분쟁이 멈추지 않고 있고, 이게 반복적으로 유가 급등을 일으켜 경제 전반에 파급되는 상황이에요. 이번에 물가가 꺾였다고 해서 다음 달도 그럴 거라는 보장이 없습니다.
  • 시장은 9월을 보고 있다: 9월 FOMC에서 금리가 한 단계 이상 오를 확률이 여전히 60% 가까이 유지되고 있어요. 7월 인상을 피했을 뿐, 긴축 사이클 자체가 끝난 게 아니라는 거죠.
  • 워시 의장의 모호함: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은 기존의 포워드 가이던스를 없애고 순수하게 데이터에 따라 결정하는 방식을 택했어요.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시장은 먼저 웅크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출처: img1.daumcdn.net

한국 투자자 관점에서 보면

저는 국내 투자자 입장에서 이 흐름을 볼 때 '달러 약세 → 원화 강세 → 신흥시장 자금 유입' 경로를 자주 떠올리는데요. 이론적으로는 맞는 말이에요. 실제로 어제 CPI 발표 후 미국 국채 수익률이 일제히 하락했고, 10년물 기준으로 2bp 이상 내렸습니다.

그런데 이 경로가 크립토까지 이어지려면 한 가지가 더 필요해요. '이번 완화 신호가 지속될 것'이라는 확신이요. 지금 시장 참여자들은 그 확신을 아직 못 가진 것 같아요.

구분 수치 방향
6월 CPI (연율) 3.5% 예상 하회 ↓
7월 금리인상 확률 17% 급락 ↓
크립토 공포탐욕지수 25 (Extreme Fear) 제자리 →
10년물 미국채 수익률 4.58% 소폭 하락 ↓

숫자로 보면 전통 금융은 분명히 호재를 반영하고 있어요. 크립토만 혼자 못 따라가고 있는 거예요.

출처: i.ytimg.com

앞으로 봐야 할 것

워시 의장은 CPI 둔화에도 불구하고 도전이 다 끝난 게 아니라는 신중한 입장을 취했습니다. 이런 태도가 이어진다면 크립토 심리 회복은 단기에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다음 두 가지를 좀 더 지켜볼 생각이에요.

  • 7월 PCE 발표 (8월 말 예정): 연준이 선호하는 물가 지표인 근원 PCE는 5월 기준 전년 동월 대비 3.4% 상승 중이에요. CPI가 꺾였더라도 PCE가 같이 내려오지 않으면 연준 기조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 9월 FOMC 이전 유가 흐름: 중동 변수가 살아 있는 한, 유가 한 번의 급등이 지금의 기대를 전부 되돌릴 수 있어요. 미국-이란 충돌 재개로 브렌트유가 하루에 9.6% 급등하는 장면이 이미 며칠 전에 나왔던 만큼, 이 변수는 꽤 현실적인 리스크입니다.

물가가 꺾인 건 맞아요. 그런데 지금 시장이 묻는 건 '이게 추세냐, 한 달 노이즈냐'인 것 같아요. 여러분은 어떻게 보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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